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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인가, 올해들어 처음으로 매미에 울음소리를 듣는다. 창틀에 매달려 있는지 아니면 바로 앞 나무에 매달려 있는지 모를 노릇이다.
책을 읽은지 몇 주가 지나 목차를 차근차근 훝어봤다. 책 제목부터 헬조선을 조선으로 살짝 순화시킨 느낌이다. 노년에 어떻게 살아야 즐기는 인생이 될까. 이런 고민을 가끔은 해보곤 한다.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어 놀러오는 손님들과 수다를 떠는 상상도 해본다. 또는 양 옆에 책을 잔뜩 쌓아놓고 책을 읽으며 차를 즐기는 모습도 그려본다. 정작 내 모습이 어떤식으로 귀결될 지는 모르겠다.
음, 재미나게 읽었다. 꺄르륵 소리가 날 정도는 아니더라도 심심치 않았다. 이번 책을 통해 연암에 대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연암은 어떤 인생관이었을까? 인생초반에는 생존을 위해선지 어느 당파에도 속하지 않았다. 변변한 직업없이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주변 친구들 잘 둬서 술 값이 모자라서 여흥을 즐기지 못한 경우는 없었으리라.
지금말고 한 십년 넘어 연암에 대해 다시 찾아보면 흥미롭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본문중에서)
'청년 연암'에게 배우는 잉여 시대를 사는 법
노동, 관계, 여행, 공부
연암의 청년시절 우울중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다. 거리에 기인들과 어깨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글로 옮긴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기 치유의 길로 나선 것이다.
금수저가 누리는 보상은 두 가지 정도다. 남들 보기 그럴싸한 것. 우아하고 고상하게 보이는 것이 하나라면 사치심과 소비 충동을 맘껏 충족하는 거시 나머지 하나다. 전자는 위선과 허세, 후자는 방탕과 전횡. 그 결과는 온갖 갑질이 보여주듯, 최소한의 자기 컨트롤이 불가능한 신체가 되는 것. 약탈 경제가 야기하는 필연적 대가다.
인간관계는 절대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또 관계가 무너지며 몸도 같이 무너진다.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음에도 대기업 신입 사원들의 이직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진정한 백수는 프리랜서로 활동할 때나 혹은 '어쩌다 정규직'일 때나 삶의 기본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그게 진짜 백수의 품격이라는 것을.
자립의 최고 걸림돌은 소비와 부채라는 사실을. 소비는 정기를 소모시키고 부채는 기혈을 탁하게 한다. 쇼핑은 충동이고 부채는 의존성이다.
지금 당장 좋은 벼슬을 구걸하는 것보다 그것이 낫다네. 여기 호리병을 보내니 술을 가득 담아 보내주심이 어떻겠는가(박지원이 박제가에게 보낸 편지중 일부)
'척독'이란 형식인데 요즘과 같은 트위터나 페북같은 sns형태라 할 수 있다. 연암은 이런 형식을 즐겼다.
이전 세대가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거대 담론에 짓눌려 소박한 일상을 누릴 수 없었듯이, 지금 세대는 꿈이라는 신기루 때문에 다시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오, 이런 아이러니!
한자를 만드는 자가 날개 우자를 빌려 벗 붕자를 만들었고, 손 수자와 또 우자를 합쳐서 벗 우자를 만들었다. 붕우란 마치 새에게 두 날개가 있고 사람에게 두 손이 있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청년 자살율 세계1위! 그 이유를 주로 일자리나 격차사회에서 찾지만 더 중요한 것은 관계의 결핍이다. 다시 말해 인복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돈에 의해 좌우되는 건 결국 인맥이지 인복이 아니다.
연애는 돈이 필요하다. 에로스와 화폐는 동일한 백터를 쓰는 셈이다. 자본주의는 이 두가지를 완벽하게 오버랩해 버렸다. 그에 반해, 우정은 독점과 소유를 거부한다.
난 누구? 여긴 어디? ㅋㅋ
'혐핫'이란 핫한 것을 혐오하는 움직임이다. 핫 플레이스를 피하고 식당에서 사진 찍는 것을 금하고 셀카를 믿지 않는 등등. '핫'의 반대가 '혐핫'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핫도 오버지만 혐핫 역시 지나치다.
떠나는 이 다시 오마 간곡히 다짐해도
보내는 이 눈물로 옷을 적실 텐데
조각배 이제 가면 언제나 돌아오나
보내는 이 헛되이 언덕 위로 돌아가네
'연암'이라는 호도 여행에서 얻었다. 개성 근처를 유람하다가 연암골이라는 땅을 발견했다. 청년실업에 돈을 쓰는 방향이 잘못됐다. 요즘 청년들은 조직이나 노동에 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규직을 확대하기 보다는 계약직이나 프리랜서의 위상을 높여주는 게 낫다. 앞으로는 주당 17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미니잡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백수가 주력해야 하는 점이 바로 여기다. 해서, 백수가 해야 할 가장 핵심적 활동은 독서다. 읽기는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행위다. 당연히 책이 중심이다. 읽다 보면 세상 모든 것이 텍스트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연암도 말했다 '천하의 모든 이들이 책을 읽는다면 천하가 태평해질 것이다.'
<인간실격>을 쓴 다자이 오사무에 따르면 '가족의 행복은 온갖 악의 근원'이다.
책머리에
들어가는 말 : ‘청년 백수’를 향한 세 가지 제안
1장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밥벌이와 자존감
1 청춘은 ‘푸르지’ 않다-우울증 앓는 청년들
2 금수저가 부럽다고?-허세 또는 방탕
3 ‘안정된 삶’이라는 신화-노동은 소외다!
4 밥벌이와 자존감-소비와 부채로부터의 해방
5 대박은 정말 ‘대박’일까?-생명 주권을 수호하라!
6 슬기로운 백수 생활-당당하게 유쾌하게!
청년과제 1 : 노동에서 활동으로-자기 삶의 매니저가 되자!
2장 우정, 백수의 최고 자산-친구는 제2의 ‘나’
1 관계는 화폐에 선행한다-인맥에서 인복으로
2 혼밥이 슬픈 이유-‘외로움’의 정치경제학
3 연애보다 우정- 벗을 만나는 기쁨
4 ‘자의식의 감옥’에서 탈출하라!-지성과 유머
5 술, 그리고 버스킹-일상을 축제로!
6 우정은 파동이다!-연암과 여성, 연암과 동물
청년과제 2 : 고립에서 공감으로-우정의 기예를 연마하자!
3장 ‘집’의 시대에서 ‘길’의 시대로-청춘은 유동한다
1. 백수의 특권, 주유천하!-집에서 탈출하라!
2. 걸음아, 날 살려라!-‘골방’에서 ‘광장’으로
3 세상은 넓고 공짜는 많다!-공유 경제에 접속하라
4 먹방과 셀카를 넘어-여행의 기술
5 관찰하라! 기록하라! 감응하라!-접속의 기예
6 ‘길’ 위에서 ‘길’ 찾기-유동하는 청춘, 움직이는 길
청년과제 3 : 방황에서 탈주로-노마디즘으로 무장하자!
4장 배움에는 끝이 없다-네버엔딩 쿵푸!
1 ‘시험지’ 밖으로 튀어라!-‘시험 기계’에서 ‘쿵푸 팬더’로
2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두려움과 충동으로부터의 해방
3 알파고는 ‘딥’ 러닝! 백수는 ‘덤’ 러닝-백 권의 고전에 도전하라!
4 ‘크리에이터’의 기본기-말하기, 그리고 글쓰기
5 운명의 지도를 탐사하라!-인생의 멘토는 천지자연
6 하루가 일생이다!-삶의 목적은 ‘삶’ 그 자체
청년과제 4 : 반복에서 생성으로-지혜의 파동에 접속하자!
나오는말 : 백수는 미래다─백수 시대·백세 시대를 향하여!
부록
명랑한 백수생활을 위한 100개의 강령(줄여서 ‘명백한’ 강령)
백수는 100권의 책을 읽는다(일명, 백수의 ‘백’북스)!
주요 참고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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