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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은 오래되지 않은 시점에 개봉한 영화 제목이다. '검사내전' 이라 '검사외전'을 봤기 때문이지 왠지 제목이 코믹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책 표지에 나온 두줄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그리 말랑말랑 하지는 않을 것 같은 단어들이다. 저자는 이래저래 주변에 있을 것만 같은 환경을 지녔다. 저자의 아버님이 나주군청 주사로 근무하셨고 저자 본인은 관악구에서 공부를 했다하니 적어도 내 생활 반경과 시간차를 두고 일치했다. 오해하지 마시라. 물론 난 관악구에서 공부한 건 아니고 생활인으로 살았을 뿐이다.  관악구와 나주를 오가면 살았던 나로서는 그의 글에서 친근함을 느꼈다.

 

(본문중에서)

 

슬라보에 지젝은 말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194p)

 

 '징벌되고 나서야 앞으로 움직일 수 있다' 최근 뉴스를 보면서 글과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적어보았다.

 

산도박장 박여사와 사건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재밌기도 했고 코끝이 시큰하기도 했다. 그중에서 박여사의 딸을 묘사하는 장면에선 절절함이 느껴진다.

 

어려서부터 가난과 고된 노동에 지쳐서인지 딸의 현재는 몹시 무거워 보였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재촉하는 시간 속에서만 살아와서인지 그 나이 때 다른 아이들이 가질 법한 가벼운 치장의 흔적이 없어 안쓰러웠다.(218p)

 

가끔 누군가 법이 무엇이냐고 꾸짓듯이 물어보면 박 여사와 그딸아이가 생각난다. 그렇다고 내가 '법이란 무엇인가'라는 거창한 화두를 가지게 된 것은 아니다. 그저 검사란 사람 공부하기 좋은 자리이구나라는 생각 정도를 하게 되었다.(220p)

 

작년에 읽었던 '대법원 이의있습니다'라는 책에서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 판사성향을  중심으로 보수, 진보의 관점을 기술했다면 이번책은 사업개혁에 시발점과 종착점은 법원 그자체라는 것을 알게 해줬다.

 

법원에 판결 결과를 헌법재판소에서 소원할 수 있는 '재판소원'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저자의 지적대로 우리 사법부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사람들이 아니라 고시를 통해 선발한 사람들이 구성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국민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토론하는 것이 아닌 계도하고 징벌에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미국처럼 민주적 선출제로 통해 지금보다 나아진 모습으로 바뀌는 날이 올지 그것까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어쩌면 내 생애에는 못 볼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건과 개인적인 이야기 그리고 우리나라에 사법제도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정제해서 담았다. 저자의 두번째 책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다음 책을 통해 다시 만나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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