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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아이의 엄마, 아내, 그리고 나.
30대 중반에 '직딩맘'들이 갖는 애환과 유년기를 함께 보내는 엄마, 가족 구성원으로 느끼는 시기적이고 시간적인 고민들을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저자가 쓴 것처럼 내안에 뭔가 가득 쌓일때 글로 배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책에는 10년전 나와 아내 그리고 두 아들에 모습들이 비슷하게 겹쳐 보였다. 누구나 비슷한 처지를 겪지만 공간적 시간적 환경은 다를 수 있다. 차를 마시며 잔잔하게 읽어나가면 좋겠다.
다음은 본문중에서 기억나는 것들을 적어봤다.
(본문중에서)
"나는 기억한다. 내가 남편에게 작년 결혼기념일 선물로 "조 브레이너드"의 책 <나는 기억한다> 의 형식으로 우리의 역사에 대해 글을 써달라고 했던 것을, 당신이 '알았다'고 대답했던 것도 분명히 기억한다. 당신도 기억할 것이다. 빨리 내놔라, 내 선물."
가족사를 정리하는 것은 재미난 일이다. 남편에 시점에서 아내에 시점에서 자녀에 시점에서. 저자에게는 이런 조언을 드리고 싶다. 영상을 많이 남겨 놓으시라고 말이다.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날에 공기와 소음 그리고 공간에 대한 인지 이런 것들이 모여 그날에 느낌이 머리속에 각인된다. 나중에 십년을 훌쩍 뛰어넘어도 영상은 사진과 글이 갖지 못하는 강한 기록을 갖고 있다.
(중략)
"줄지 않는 일 때문에 그날도 지쳐 있었습니다.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는데, 어떤 선배가 제게 와서 말했습니다. "야, 맥주 마시러 나가자." 선배가 술을 마시자고 할 때는 웬만하면 나서는 게 이 바닥의 예의입니다(결코 제가 술을 좋아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하던 일을 접고 선배와 회사를 나왔습니다. 맥줏집에 들어가 앉자마자 선배가 그랬습니다. "나 지갑 없어. 니가 사라" 돈도 없으면서 술 마시자고 한 거냐고 타박하자 그 선배 왈. "너 퇴근하라고 인마, 너 며칠째 밤에 이러고 있쟎아." 일중독 증세를 보이던 저를 회사에서 끌어내고자 그 선배는 맥주를 한잔하자고 했던 거였죠. 그날 그는 두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즐겁게 일하라, 꾸준히 공부하라. 저는 지금도 그 두 조언을 종종 떠올립니다."
mbc와 그리고 방송계 선후배 문화에 끈끈한 애정이 묻어나서 솔직하게 말해 샘나고 부러웠다. 서로 다른 환경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애써 나를 달래며 글을 마친다. 다음에 새로운 책을 통해 다시 만나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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