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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와 치료기', 12주 상담기간 동안 대화를 녹취하여 오늘의 책을 만들어냈다. 수십년 전에는 개인적인 심리적 고통은 참아야 하는 것으로 치부되었다. 사회가 고도화되고 개인에 인권보장이 조금씩 부각되었다. 최근이 되어서야 개인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것이 대중적 관심사가 된 것 같다. 아직도 우리에겐 적정한 사회적 거리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다. 그로인해 상처받는 영혼들이 많아 보인다. 전문의를 통해 나의 심리적 어려움을 공감하는 것부터 치료가 시작된다. 내가 나를 공감하지 못하면 열등감이나 문제회피로 표출된다. 물론 무조건적인 공감은 정신적인 피로도를 더할 뿐이다. 나는 내 주변에 진정으로 공감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지난 주 출장을 위해 올라오는 열차에서 많은 양을 읽어버렸다. 결국 숙소에서 마지막 장을 덮었다.
30대 중반이 그렇게 힘들었나 보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죽고 싶지 않아. 오히려 역설적인 문장이 아닌가 싶다. 책 마지막 장을 뒤덮은 글들은 이런글들이 주를 이뤘다. '생각해보면 안아주고 싶은 건 나 자신이기도 했다.'
난 어땠을까, 그 시절 난 어떠했을까. 직장을 옮긴지 3~4년이 접어들었다. 먼지가 폴폴 날리는 역삼동을 자주 거닐었다. 골목길마다 차들은 넘쳐났고 걸음을 옮길때마다 클락숀 소리가 요란했다.
역삼동 사옥 철탑주차장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한숨짓는 일이 잦았다. 첫 아이는 네 살 둘째 아이는 이제 갓 돐을 맞았다. 그 당시 난 마음 둘곳이 마땅치 않았다. 구성원들이 젊어선지 오히려 어울리기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어떻게 그런 시절을 보냈는지 지금으로선 상상이 가질 않는다. 회사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빠르게 재편되었다. 그때 서른다섯 나를 만나면 뭐라고 얘기를 해줄 수 있을까.
두아이는 잘크고 있고 모두들 잘 지내고 있다고..걱정하지 말라는 것 밖에 해줄 얘기가 생각나지 않는다.
시작하며 별일 없이 사는데 왜 마음은 허전할까
1주 그냥 좀 우울해서요
2주 저 혹시 허언증인가요?
3주 내가 나를 감시해요
4주 특별해지고 싶은 마음이 너무 특별하지 않아서
5주 그놈의 자존감
6주 저를 잘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7주 규정하고, 단정 짓고, 실망하고, 떠나고
8주 드디어, 약물 부작용
9주 지나친 외모 강박과 연극성 인격장애
10주 왜 나를 좋아해? 이래도? 이래도?
11주 제가 예뻐 보이지 않아요
12주 마음의 바닥에서
마치며 괜찮아, 그늘이 없는 사람은 빛을 이해할 수 없어
정신과 전문의의 말 불완전함이 불완전함에게
부록 우울의 순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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