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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7> <숨결이 바람 될 때> “폴 칼라티니”

나는 모든 이가 언젠가는 마주치기 마련인, 삶과 죽음과 의미가 서로 교차하는 문제들은 대개 의학적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로 이런 문제들과 마주치면, 필연적으로 철학적이고 생물학적인 주제를 파고들게 된다. 인간은 유기체이고, 물리법칙에 복종해야 하며 슬프게도 그 법칙에는 엔트로피의 증가도 포함되어 있다. 질병은 분자의 탈선에서 비롯된다. 삶의 기본적인 요건은 신진대사이며, 그것이 멈추면 인간은 죽는다.(94p~95p)

“인간에 죽음을 객관적으로 표현한다면 이렇지 않을까”

이 책에는 모자란 시간과 싸우는 절박함, 중요한 얘기를 꼭 전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폴은 의사이자 환자로서 죽음과 대면했고, 또 그것을 분석하고, 그것과 씨름하며, 그것을 언제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했다.

삼십 대에 죽는 건 이제 드문 일이지만, 죽음 그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다. “폐암에 대한 중요한 사실은 그게 결코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거야.” 폴은 제일 친한 친구 로빈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냥 충분히 비극적이고,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이지. 독자들은 잠깐 내 입장이 되어보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야. ‘그런 처지가 되는 이런 기분이구나.... 조만간 나도 저런 입장이 되겠지. ’내 목표는 바로 그 정도라고 생각해. 죽음을 선정적으로 그리려는 것도 아니야. 그저 우리가 걸어가는 이길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고 싶을 뿐이지.”(252p)

252p에 글은 폴에 아내인 “루시 칼라티니”의 글이다. 이 책을 설명해주는 글로 이것보다 적합한 것은 없어 보인다. 마지막 장에 너무나 환하게 웃으며 찍은 가족 사진은 가슴을 더욱 뭉클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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