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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단편을 쓰는 근육과 장편을 쓰는 근육이 다르다는 얘기들을 하쟎아요.
(글쓰기를 하다보면 필력이 남달라질 것이다. 수필을 쓸때는 감성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일상적 단어를 섬세하게 표현할 것이다. 장편 소설은 서사를 그릴 정도에 글쓰기 근육이 필요하겠다. 마치 단거리 선수와 장거리 선수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이 3기 작품
(영화 아카데미 작품들이다. 찾아서 한번씩 봐야겠다. 시나리오 작업, 연출, 촬영까지 체계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일반 상업영화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는 것도 쏠쏠하겠다.)
중국에서 생겨난 과거제도를 받아들인 나라가 한구과 베트남이다. 일본에도 과거제도가 뿌리내리지 않았다. 한자 문화권 국가중 과거제를 도입한 중국, 한국, 베트남은 근대화에 뒤처져 외세에 시달리고 그렇지 않았던 일본은 반대로 승승장구한 역사가 내 눈에는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
(베트남에 과거시험 제도가 있었다는 건 이글을 통해서 인지했다. 책에는 신입사원 공채와 경력사원 수시채용이 가지는 장·단점을 정리했다.)
이 책의 주제와 별도로, 나 또한 이런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방송계, 음악계, 패션계, 게임 업계, 연극, 웹툰, 요리, 모두 마찬가지다. 노동 착취를 꿈이라는 단어로 포장하는 것만큼 역겨운 일도 없다.
(한동안 대한민국에 ‘열정페이’란 단어가 뒤덮던 시기가 있었다. 자본가들은 열정페이란 명목으로 임금을 체불하거나 주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문학계의 신인 채용 방식은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공채 시스템과 비슷하다. 영화계의 신인 데뷔 방식은 그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다.
임경선 작가도 문학공모전을 일종의 고시 제도라고 받아들였다. 그는 등단 제도를 사법고시에 빗대기도 했는데, 나 역시 이 책에서 그 비유를 몇 번 든 바 있다.
‘주류 문단’은 책을 발견하는 속도가 느렸을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주제를 다룰 대조차 ‘소수의견’을 피했고, 그것은 손 작가에게 명백한 거부로 보였다.
첫째, 미등단 작가는 불이익을 당한다. 둘째, 그런 불이익은 누군가의 거대한 악의 없이도 발생한다.
매커니즘 자체는 굉장히 익숙하지 않나?한국 사회가 명문대 출신과 비명문대 출신을 차별 대우하는 방식과 무척이나 흡사하지 않은가.
‘비명문대 출신은 절대 안 돼.’ 라는 팻말을 노골적으로 입구에 써 붙인 조직은 없다. 비명문대 출신도 능력과 실적이 굉장히 출주하면 인정을 받는다. 입사 시험에 합격하고, 승직하고, 조직의 장이 될 수 있다.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걸출한 인재라면. 그러나 그렇게 현격한 차이를 보여 주지 못하는 한 비명문대 출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배제를 당한다. 그들은 종종 명문대 출신과 같은 출발선에서 시합을 시작하지 못하며, 핸디캡을 져야 한다.
(비명문대 출신이 가지는 ‘미묘한 배제’ 숱하게 많이 느꼈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아마도 관뚜껑 닫고 들어갈 때 까지 평생 따라다니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그저 동업자와 술을 마시고 싶어 온 것 같았다. “무슨 일 하세요?” 나 “앞으로 어쩔 거니?”라는 질문을 받지 않고 동료들과 부대끼는 기분을 맛보고 싶어서.
(문학 권력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일까, 과거와 문단과는 다른다고 하는데 ‘장강명 작가’가 공모전을 통해 등단한 작가이고 국내 유명한 공모전에 다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역설적이지만 나는 사람들이 한국 소설을 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문예지의 영향력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인문서라면 서문으로, 경영서라면 목차로 대강의 내용과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교양서적이라면 중간의 한 장을 골라 살펴볼 수도 있겠고, 학술 도서라면 해제를 읽어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소설은 그럴 수 없다. 멋지 프롤로그가 그 뒤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중간의 한 장이나 작품 해설을 읽다간 반전을 알아 버리게 될 수도 있다.
아무 경력 없이 노동시장에 자신을 팔아야 하는 구직자들은 기업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동원하는데, 이 역시 본질은 ‘좋은 간판을 다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걸 ‘스펙’이라는 단어로 부르기도 한다. 학점, 자격증, 인턴 경험, 아르바이트 경력, 봉사활동..
솔직히 말하면 ‘아, 저 사람이 자기취향 고상하다고 자랑하고 싶었구나.’라고 느낀 적이 더 잦았다. 추천하는 글 자체가 ‘이거 재미있다, 볼만하다.’라면 사람을 유혹하기보다는 ‘그걸 읽은 나’에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많았다.
수만 권이 있으면 오히려 책을 고르기 쉽지 않죠. 저희는 테마 전시를 하는데, 그러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신간만 찾아요. 구간 중에도 좋은 책이 많은데. 저희가 전에 나온 책을 골라서 전시전을 열고, 거기에 어떤 제목을 붙여야 그 책들이 빛을 보기 시작해요.
(음, 이건 생각을 못 해봤다. 잠시 도서관 업무와 연이 있을 때 시도해 볼걸 이런 생각이 든다. 실제로 대부분에 도서들이 신간위주로 대출이 일어나고 한달에 시간만 지나가도 서고로 향하기 때문에 제대출 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든다. 사서에게 한번 건의를 해봐야겠다.)
독자들의 문예운동은 공모전을 포함해 우리 문학계의 기존 시스템으로는 발견할 수 없거나 묻히기 쉬운 작가들을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서 찾아내고 응원하는 운동이다. 독자들은 늘 그런일을 해 오긴 했지만, 그 힘을 더 키우고 좀 더 효과적으로 영향력이 발휘되게 활동을 조직하자는 게 나의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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