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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이어가 찢어졌다. 겨우내 세워둔 탔인가, 타이어가 딱딱하게 굳었다. 사람손을 타지 않는 물건들은 이렇게 종종 망가지는 것을 본다.
자전거 기어 수리를 위해 지난 겨울동안 맡겨 두었던 자전거를 오늘에서야 찾았다. 아내와 아이들은 햄버거 가게로 먼저 보내고 난 자전거와 함께 수리점에 남았다.
자전거를 수리하는 동안 작은 소설책 한권을 꺼내 읽었다. 사물에 대한 표현을 정갈하게 써내려갔다. 이 말 이상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멀리서 갓난 아기에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빠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유모차를 밀며 내쪽으로 다가왔다. 이제 백일은 됐을까. 어찌 저리 작을까.
반백에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 내 앞을 지나갔다. "주인장 자전거 구리스 한통 파슈" "할아버지 제가 준비한 기름이 그 앞에 한통밖에 없습니다. 저 앞에 가게에서 6천원이면 살 수 있으니 거기서 사시죠" "그럼 다음에 봅시다"
자전거 수리점 주인과 할아버지에 대화였다.
횡단보도 앞에 멈춰선 유모차에서 아기에 울음 소리가 여전했다. 할아버지가 아기를 보며 가볍게 얼렀다. "아이고 이쁜 것"
새로 태어난 아기 옆을 지나가는 반백에 할아버지가 명암처럼 대비가 되었다. 그 모습을 어딘가에 적어두고 싶었다. 이렇게 말이다.
어쩌면 소설책에 쓰인 그 묘사를 이렇게나마 흉내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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