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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 <대리사회> “김민섭”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저자 김민섭의 르포르타쥬다. 책을 읽으며 난 어떠했을까란 생각을 잠시했다. <대리사회>를 격한 감정을 담지 않고 담담하게 써줘서 보기가 편했다.
아래의 내용은 본문중에 발췌했다.
...“소통은 주체가 된 이들의 논리를 확인하고 강요하는 수단이 된 지 오래다. 부하 직원은 직장 상사에게 아이디어를 내지 않고, 학생은 교사의 의도에서 벗어난 답을 제출하지 않는다. 아이 역시 부모 앞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털어놓지 않는다. 자신이 주체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의 노동은 ‘대리노동’이다. 노동자는 여전히 노동의 주체이면서 또한 주체가 아니다. 대리운전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동네마트에서도, 장례식장에서도, 그 어느 노동의 공간에서도, 우리는 노동자가 아닌 ‘대리인간’으로서만 존재한다.
대리운전을 하기 이전에는 새벽의 도시의 거리를 돌아다녀 본 일이 거의 없다. 가끔 늦게까지 술을 마셨을 때도 그저 집에 들어가기 바빴다. 밤의 거리는 언제나 텅비어 있었다. 하지만 핸드폰을 들고 누비는 요정이 되고 나니 숨어 있던 거리의 요정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들은 놀랄 만큼 많고 다양하다.
그들은 요정이 아닌 노동자다. 그리고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가려진 노동, 숨은 노동자, 그렇게 밀어냄에 따라 밀려난 그림자와 같은 이들이 언제나 주변에 있다.
나는 노동하는 한 인간으로서 밤을 걷는다. 이거리에, 노동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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