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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5><훈의시대>"김민섭"

일본여행전 '학교의 훈'까지 읽다가 잠시 책을 덮었다. 지금은 초등학교로 불리우는 국민학교란 명칭이 떠올랐다. 그 시절은 다세대 주택 단칸방에서 다섯 식구가 살아가던 시절이었다. 몇 학년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어느해 겨울방학 숙제로 책을 읽고 독후감 써오기가 있었다. '독후감'이란 글의 뜻을 가족 모두가 몰라 책 한권을 원고지에 베껴쓰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겨울방학 숙제검사를 하시던 담임 선생님이 웃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우리가족뿐 아니라 그 시절 대부분에 사람들은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다.

그래서일까, 좋은 추억보단 힘든기억들이 많아선지 더 이상 읽을 수 없었다.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여행전보다 여유가 생겼는지 다시 읽는 책에 글들은 쉽게 읽히고 공감이 됐다. 최근에 김민섭 작가는 '모욕'에 사회적 비용에 대해 탐구중인 것 같다. 진행되는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 그 결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욕에 대한 '훈'이 될 것이다.

한글 '훈'은 철수와 영희라는 이름처럼 친숙하지만 訓은 초중고 교단 위에 걸린 액자가 생각나게 한다. 뜻을 찾아보면 가르치다, 인도하다, 경계하다. 이런 의미들이다.

회사에 훈을 읽고 내 명함을 잠시 살펴보았다. '누구나 콘텐츠로 일상을 풍요롭게' . 일종에 대외적인 사훈이라 할 수 있다. 좀 멋있게 표현하면 Brand Identity 정도가 될 것이다. 3년에 한번씩 바뀌는 경영방침이기도 하다. 사무실에 궁서체로 쓰여진 진지한 문구는 어디론가 사라졌는지 최근에는 보이질 않는다. 

개인에 훈을 읽고 욕망하는 나를 되짚어봤다.  내가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브랜드가 입혀져 있고 혁신도시 내부에 세워진 아파트도 브랜드에 따라 미세한 가격에 차이를 보인다. 사람들은 주소대신 아파트를 통칭해서 지리적 위치를 가늠하곤 한다. 그만큼 혁신도시 안에는 아파트가 많이 세워져 있고 여전히 공사중이다. 

40대 후반에 걸쳐있는 나는 다양한 사회적인 임무와 가족을 이끄는 정점에 있다. 한편으론 치열하게 달려온 지난 세월로 인해 부침을 느끼는 시점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노인이 된 어느날 그렇게 부럽고 추억할 하루를 살고 있는 중년이기도 하다. 달릴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데 더 갖으라고 독려하는 환경변수가 어렵다.  개인의 훈이라는 것이 소망하고 욕망하는 나일 수 있겠지만 나를 몰고 가는 환경도 있기 마련이다. 성취동기가 강한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관계욕구가 강한 사람도 있다. 나타나는 형태는 다를 수 있으나 '나' 유리한데로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제1부 : 욕망의 언어, '훈

'에 대하여
1. 훈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2. 액체화된 근대, 대리인간이 된 개인들

제2부 : 학교의 훈
1. 참된 일꾼, 착한 딸, 어진 어머니
2. '여학교'라는 이름의 훈
3. 순결캔디와 겨레의 밭
4. 공부하는 몸이 될 수 없는 존재들
5.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6. 애국조회와 교'장'의 욕망들
7. 훈을 바꾼는 어려움 : 원주여고의 사례
8. 훈을 바꾼 학생들 : 강화여고의 사례

제3부 : 회사의 훈
1. 우선, 대기업이란 무엇인가
2. '헌법'이 된 사훈
3. 고객의 만족, 그리고 도전적인 회사원
4. 창업주의 훈을 책임지는 '을'들
5. 나쁜 훈, 이상한 훈, 우아한 훈

제4부 : 개인의 훈
1.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증명합니다
2. 폐쇄, 단절, 통제로서의 고급화
3. 우리는 입주민을 위해 일한다
4. CCTV에 갇힌 건물주들
5. 집결되는 욕망들, 기업도시와 박사마을
6. 15,000원의 오늘의 훈
7. 당신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에필로그 :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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