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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5B><마우나케아의 어떤 밤>"트린 주안 투안"

 

 

올해 여름이 어찌나 더웠던지 찬바람이 부는 요즘도 그 여름이 다시 돌아올 것 같다. 강렬한기억이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계절이 바뀐 탓인지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오늘은 아이랑 전남대에도 다녀와야 해서 평소보다 조금 더 잠을 잤다. 그럼에도 피곤함이 쉬 풀리지 않는다. 이번 책은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우주를 다룬 내용 때문인지 읽는 내내 칼 세이건코스모스가 맴돌았다. ‘마우나케아는 하와이에 위치한 천문대가 있는 산이다. 별빛을 보기 위해선 광해가 적은 곳이어야 하고 운해도 적어야 한다. 높은 고도가 필수여선지 고산병에 대한 적응을 하루는 한 상태에서 별을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태양에 고도가 18도에서 보는 별무리에 느낌은 어떤 것일까? 해넘이와 별들을 동시에 본 적이 없기에 감도 못 잡겠다. 책에 실린 사진은 너무나 아름답다. 마우나케아산 정상에서 하룻밤동안 써내려간 밤과 우주에 관한 이야기, 버지니아 대학에 트린 주안 투안 교수는 밤과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태평양 한 가운데 있는 마우나케아산 정상에서 체험한 하룻밤을 그려냈다. ‘태양이 뜰 때, 나는 또 다른 밤을 기다린다

 

(본문중에서)

 

별빛과 함께 우리에게 닿는 것

우리에게 닿는 것

그것을 세계처럼 네 얼굴에 담아두어라.

결코 가벼이 여기지 말라.

 

밤이 가지고 오는 모든 것을

조용히 맞아들이는 네 모습을 보여주어라.

네 몸을 아주 밤에 맡기면

비로서 밤이 너를 알아보리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 <밤에 드리는 시>

 

한마디로 우주는 비영속적이다. 우리가 하늘에서 벌어지는 이 격렬한 소란을 감지하지 못하는 것은, 별들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가 인간의 삶이 매우 짧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인들은 용이 나타나서 해를 먹어버리기때문에 낮이 밤으로 변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에 쓰인 이라는 한자는 먹다라는 의미가 있다.

 

지금 나는 별이 총총한 밤을 꼭 그리고 싶어. 강렬한 보라색과 푸른색, 초록색으로 물든 낮의 색깔보다 밤의 색깔이 훨씬 더 풍부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니까. 너도 관심을 갖고 보면 어떤 별은 레몬 색깔을 띠고 있고, 또 어떤 별은 장미색과 초록색, 푸른색, 물망초꽃 색깔로 빛난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뭐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아도, 별이 빛나는 하늘을 그릴 때 검푸른 색깔에 흰 점 찍는 걸로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거야.

 

18889월 여동생 빌헬미나에게 보낸 편지중(고흐)

 

임마누엘 칸트는 밤은 숭고하고 낮은 아릅답다고 말했다. 밤이 숭고한 것은, 그 어둠이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여 우리를 우주와 연결시켜주기 때문이다.

 

별들이 폭발하여 죽는 동안 60여 개의 원소가 탄생한다. 금과 은, 온도계에 집어넣은 수은, 원자폭탄을 만드는 우라늄...그리고 우리 인간까지 모든 존재가 별의 자식이다. 우리 모두는 130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똑같은 우주 계통도를 공유한다. 아프리카의 대초원에 사는 사자의 형제이자 라벤더 꽃의 사촌인 우리 인간의 몸속에 우주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우주를 보고

한 송이의 야생화 속에서 천국을 보라.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순간 속에 영원을 담아라.
(윌리엄 블레이크, <순수의 전조>)

(현상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무 의미도 아니다. 현상은 오로지 상호의존의 산물이다.

밤은 태양과 내가 우주를 함께 보는 시간이다. 밤은 나와 태양이 공감하는 시간이며 함께 꿈을 꾸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낮은 어떤 시간인가. 낮은 나와 태양이 마주보는 시간이다. 내가 태양에 손길을 느끼는 시간이다. 태양은 적극적이다. 내가 태양을 끌어 안는 것이 아닌 나를 향해 손을 뻗치는 그런 시간이다)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니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우주의 반경도 138억 광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광년으로 표시되는 천체의 거리는 오직 우주가 정적일 때만 우리에게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똑같다. 만일 우주가 팽창하고 있으면 똑같지 않다. 팽창하는 우주에서는 지구로부터 138억 광년 떨어진 은하가 지금은 470억 광년 거리에 위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관찰할 수 있는 우주의 반경은 470억 광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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