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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아침운동>

폭풍미키 2018. 8. 2. 15:52

오전 5시25분, 덮고 자던 이불을 정리하고 분리수거를 위해 문앞에 놓인 종이상자를 들고 문밖에 나서면 하루가 새롭게 시작된다. 지하1층 주차장 서있는 모닝에 시동을 켜면 나설 준비끝.

 

전날에 후텁지근한 날씨도 새벽녘에는 조금이나마 선선한 기운이 돈다. 아직 한 여름이 지나지 않아서 대지와 공기에 온기가 남아있다. 한여름이라 그런지 하늘도 일찍부터 환하다. 구름낀 날에는 한전사옥을 배경으로 제법 아름다운 일출을 보며 출근할 수 있는 호사를 갖게 되기도 한다. 집에서 회사까지 넉넉잡아 5분. 그 짧은 시간이면 내몸은 어느새 회사 지하주차장에 위치할 수 있다. 짧은 출퇴근 시간은 지방이전후 갖게 된 장점중 하나다.

 

휴, 다행히도 오늘도 내가 빨리 왔다. 출근하다 보면 아침식사 준비를 위해 이른 출근을 하시는 조리사분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그런데 그게 영 그렇다. 그도 그럴것이 자고 일어나서 바로 나오다 보니 머리는 부시시, 눈꼽도 떼지 않은채 기름기 좔좔 흐르는 얼굴로 나서는지라 마주치면 쑥스럽긴 하다. 그래서 고민끝에 평소보다 5분 먼저 일어나는 걸로 했다. 그이후 아직까지는 뵌적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본부 사무실을 열어 젓히면 , 역시 오늘도 내가 제일 먼저 왔다. 짐 정리를 마치고 2층 체력단련실로 들어서면 늘 나보다 먼저 오시는 부장님이 열심히 달리고 계신다. 정 없어 보이고 무뚝뚝해 보이는 갱상도 사나이지만 함께 운동하는 이들을 위해 추울땐 히터를 더울땐 에어콘을 먼저 켜주시는 잔정이 있으신 분이다.

 

어제 빨래한 운동복이 빳빳하게 말랐다. 창가는 여름 햇볕이 강해선지 운동복이 잘 마른다. 옷을 갈아입고 러닝머신에 올라선다. 속도는 10.1 이렇게 뛰어야 정확하게 1시간안에 10km를 뛸 수 있다. 아참 깜빡했다. 시원한 물통을 필수다. 오랜시간 런닝을 하면 땀을 많이 흘리고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신장에 부하가 걸린다. 그래서 뛰면서 물을 섭취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 1시간 동안 넷플릭스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 역시 뛰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품이다.

 

11분! 얼굴에서 구슬같은 땀들이 목덜미로 똑똑 떨어지기 시작한다. 런닝으로 인해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팔과 허벅지 얼굴에서 땀들이 쉬지 않고 흘러내린다. 왼쪽 팔걸이에 놓인 마른 손수건으로 땀을 훔쳐내기 시작한다. 까끌까끌한 첫 느낌이 좋다. 이것도 잠시 손수건은 어느새 땀으로 흠뻑 젖기 시작한다.

 

런닝 45분이 넘으면 멈추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이건 나의 체중과 관계가 있다. 현재 체중보다 3kg 정도 적을때 덜 힘들다. 체중과 중력은 비례하니까 뜀박질이 더 힘들다.

 

그 시간이 되면 새로운 사람들이 한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스트레칭을 하거나 아니면 런닝머신 위에서 함께 뛴다. 이미 수건은 흠뻑 젖어서 땀을 닦는 것인지 아니면 수건에 젖은 땀을 얼굴에 묻히는 것인지 헛갈린다.

 

55분이 되면 속도 6을 놓고 잠시 숨을 가다듬고 싶다. 하지만 한바퀴만 더 올리고 (400m 당  숫자1로 표시된다) 쉬자고 마음을 먹고 내달린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1바퀴가 남는다. 스스로 체면치레를 위해 한숨 더 참고 끝까지 내 달리다 기계가 멈추면 어느새 10km를 완주하게 된다. 런닝머신 상황판은 모든게 10km 25바퀴를 찍고 0으로 초기화 된다. 심장이 요동치다 드디어 휴식 시간을 갖는다. 

 

오늘도 시작이 좋았다. 근력 운동을 위해 벤치프레스로 몸을 옮기고 120개를 20여분에 나눠서 들어낸다. 배가 땡길때까지 복근운동을 하면 그걸로 오늘 운동 끝.

 

아침 운동을 할때 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매일 하는 운동이지만 매일 힘들다. 꾸준한 자기관리가 참 어려운 것이란 걸 매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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