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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인명사전도 책으로 나왔다. 갑자기 인명사전을 얘기하는 건 이 책은 일부 재벌에 대한 기원과 그들에 대한 역사를 기록한 책이기 때문이다. 농지개혁이전 천석지기는 총 907명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기업중 일부는 천석지기에 후손이다. 그리고 또 일부는 패망한 일본으로부터 불하받은 적산기업을 밑천으로 부를 축적했다. 잘 알지 못하는 내용들도 많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도 다수다.  흥미로운 내용들이다. 먼저 출간된 책도 읽어봐야겠다.

 

(본문중에서)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사회심리학과 폴 피프 교수가 독특한 실험을 한 일이 있었다.

갑과을 두 사람이 게임을 한다고 가정하면, 게임 규칙을 절대적으로 갑한테 유리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예를 들면 갑은 을보다 두 배나 많은 돈을 지니고 게임을 시작한다. 갑이 사용하는 말은 모양도 휘황찬란한 고급 차량이었고, 을의 말은 낡은 신발이었다. 갑은 두 개의 주사위를 던질 수 있었고, 을은 한 개의 주사위만 사용해야 했다. 갑은 출발선을 통과할 때마다 두 배의 월급을 받았다. 이렇게 규칙을 정해 놓으면 공정한 게임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 게임 조건이 갑에게 너무 유리하므로 무조건 갑이 이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피프는 몰래카메를 설치해 갑과 을의 행동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는 놀라웠다. 당연히 이기는 게임을 했는데도 승리를 목전에 둔 갑의 대부분이 매우 거만한 자세를 보인 것이다. “나는 이 돈으로 모든 걸 할 수 있어라거나, “세상을 다 사 버릴까?”라거나, “, 너는 이제 큰일 났다라며 상대를 조롱하고 거만을 떨었다. 가진 돈이 늘어날수록 갑은 점점 더 을에게 무례한 말과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을의 처지에 동정심을 보이는 갑은 거의 없었다.

 

게임이 끝나고 피프는 참가자들과 인터뷰를 했다. 갑에게 게임을 마친 소감을 묻자 그들을 공통적으로 제가 이런 훌륭한 전략을 사용해서 이겼어요!”, “우와, 교수님. 저의 이 전략은 정말 대단하지 않았나요?”라며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자랑했다. 그들 가운데 누구도 자신의 승리가 애초에 너무 유리하게 정해진 게임 규칙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실험을 마친 뒤 피프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금수저들은 자신의 성공을 환경적 요인이 아니라 노력과 재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피프는 부자와 빈자가 어떤 행동의 차이를 보이는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했다. 그는 부유층이 대거 모여 사는 미국 로스엔젤레스 해안가의 횡단 보도를 관찰했다. 로스엔젤레스에서는 차량이 횡단보도를 만나면 무조건 정지하는 것이 법이다. 관찰 결과 소형 차량일수록 이 법을 잘 지키는 반면 최고급 차량일수록 규칙을 무시하고 보행자 앞을 당당히 지나갔다. 부자들은 준법정신도 낮다는 이야기다.

 

피프는 독재자테스트라는 실험도 진행했다. 실험에서 피프는 참가자를 AB 두 그룹으로 나눴다. 그리고 A 그룹 참가자에게는 10달러를 줬고 B그룹 참가자에게는 땡전 한 푼 주지 않았다. 피프는 A그룹 참가자에게 저쪽 B그룹 참가자는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은 각자 받은 10달러를 저쪽 사람들에게 나눠 줄 수 있습니다. 얼마를 나누느냐는 순전히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물론 한 푼도 안 줘도 됩니다라고 알렸다. A그룹 참가자는 B그룹 참가자와 일면식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만날 일이 절대 없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A 그룹 참가자 가운데 연소득 2400만원 이하인 빈곤층은 연소득 18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보다 평균 44%나 많은 돈을 나눠 줬다. 여유 있는 부자가 더 많이 나눌 것 같지만, 실제로 부자들은 훨씬 더 구두쇠였다.

 

여러 실험에서 알 수 있듯 금수저는 오만하며, 법을 무시하고, 나눔의 정신도 심각하게 부족하다.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은 다 자기보다 못난 사람들이어서 멸시받고 천대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피프는 이 실험의 제목을 돈이 당신을 사악하게 만들까?’라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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